하악 제1소구치는 치근의 형태학적 변이로 인한 근관 형태의 다양성으로 근관치료의 난이도가 높은 치아 중 하나이다[1-5]. 일반적으로 치근은 한 개로 알려져 있지만 근관이 한 개인 경우는 약 64%–86%이며 그 이외에는 근관이 두 개, 심지어는 세 개인 경우도 보고되었다[1,3]. Cleghorn 등[1]의 종설 논문에서는 하악 제1소구치의 약 98%는 단근치이며 이 중 75.8%에서 근관이 한 개였고 24.2%에서 근관이 두 개 이상이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치근 및 근관 형태의 다양성은 인종이나 민족, 또는 지역적 특색 등에 기인한다고 하는데[6], micro-computed tomography (micro-CT)나 cone-beam computed tomography (CBCT)를 이용한 비교적 최근의 연구를 살펴보면 근관이 한 개인 경우가 터키인에 대한 CBCT 연구에서는 327개의 치아 중에서 약 84%라고 보고하였고[7], 포르투갈인에 대한 CBCT 연구에서는 1,123개의 치아 중에서 약 78% [4], 독일인에 대한 CBCT 연구에서는 1,044개의 치아 중에서 약 78% [8], 대만인에 대한 CBCT 연구에서는 300개의 치아 중에서 약 66% [9], 중국인에 대한 2건의 micro-CT 연구에서는 127개의 치아 중에서 약 68%, 그리고 178개의 치아 중에서 약 64%라고 발표하였다[3,10]. 한국인에 대한 2건의 연구에서는 1,463개의 치아 중에서 85.7%, 그리고 971개의 치아 중에서 78.8%가 근관이 한 개인 것으로 보고하였다[2,11].
근관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Vertucci의 분류를 따르는데 type I은 단일 근관이 치수강부터 근첨부까지 이어지는 형태이고(1), type II는 치수강에서 두 개의 분리된 근관이 근첨부에 이르기 전에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이다(2-1). Type III는 치수강에서 한 개의 근관으로 시작해 치근부에서 두 개로 나뉜 후 다시 한 개의 근관으로 합쳐지는 형태이며(1-2-1), type IV는 두 개의 분리된 근관이 치수강에서 근첨까지 이어진 형태이고(2), type V는 치수강에서 한 개의 근관으로 시작해 근첨부에 이르기 전에 근관이 분리되어 근단공이 두 개인 형태이다(1-2). Type VI는 치수강에서 두 개의 분리된 근관으로 시작하여 치근 중앙부에서 합쳐졌다가 근첨부에 이르기 전에 다시 두 개의 근관으로 분리되며(2-1-2), type VII은 치수강에서 한 개의 근관으로 시작하여 분리되었다가 치근 중앙에서 다시 합쳐지고, 근첨부에 이르기 전에 다시 두 개의 근관으로 분리되는 형태이다(1-2-1-2). 마지막으로 type VIII은 세 개의 분리된 근관이 치수강에서 근첨까지 이어진 형태이다(3) [2].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하악 제1소구치의 근관 형태가 type I (약 79%–86%)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음으로 type V (약 10%–11%), type III (약 3%–4%)순으로 조사되었다[2,11].
하악 제1소구치의 이러한 복잡한 근관 형태는 치근발육구(radicular groove)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데[3,12-14] 치근발육구는 치근의 형성 과정에서 치근면이 치수강 쪽으로 함입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며[12,15,16], 일반적으로는 치근의 근심면 치관측 1/3에서 근단측 1/3 사이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5,17]. 이 부위는 기계적으로나 화학적으로 접근이 어려워 병균이 잔존한다면 결과적으로 근관치료의 실패를 야기하게 된다[12,15,17]. 치근발육구는 Arizona State University dental anthropology scoring system (ASUDAS)에 따라 6단계로 분류되는데 grade 0은 치근발육구가 존재하지 않거나, 둥근 자국 정도로 얕게 존재하는 경우를 지칭하며 grade 1은 횡단면 상에서 V자 모양으로 얕게 존재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Grade 2는 비교적 깊게 존재하는 V자 모양인 경우이며 grade 3는 치근 길이의 1/3이상 이어진 V자 모양의 깊은 치근발육구이다. Grade 4는 치근의 근심면과 원심면 양쪽에 깊은 함몰이 있는 치근발육구이며 grade 5는 치근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치근 길이의 1/4–1/3을 차지하는 치근발육구를 지칭한다[10].
이렇듯, 하악 제1소구치는 복잡한 치근 및 근관 형태와 더불어 치근발육구의 존재로 인해 비수술적 근관치료 시에 가장 어려운 치아 중 하나로 여겨지며 근관치료 실패율이 다른 치아에 비해 매우 높다고 보고되었다[6,18]. 이에 이 논문의 목적은 Vertucci type III이며 ASUDAS grade 3에 해당하는 치근의 근심측 중앙 1/3에 위치한 치근발육구를 가지는 하악 제1소구치에서 치근주위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한 증례에 대해 보고하고자 함이다.
이번 연구는 원광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WKDIRB202307-01)을 받아 진행되었다.
의과적 기왕력이 없는 38세 여성이 우측 하악 제1소구치(#44)의 근관치료를 위해 본원 치주과에서 의뢰되었다. 환자는 치아 주변의 간헐적인 부종 외에는 다른 임상적인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으며 치아는 타진 및 전기 치수 검사에 반응하지 않았고 치주낭은 정상적인 범위 내로 측정되었다. 임상 검사 시 #44의 근심측 부착치은에 누공(sinus tract)이 관찰되어 거타퍼차 콘 추적을 시행한 결과 치근의 근심측 중앙 1/3에 위치한 방사성 투과성 병변으로 향하여 측방 부근관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하였다(Fig. 1). 치수 괴사를 동반한 만성 치근단 농양(chronic apical abscess)으로 진단을 내린 후 환자에게 치료 계획에 대해 설명을 하고 환자의 동의하에 근관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1:100,000 에피네프린을 함유한 리도카인 국소마취제를 이용하여 침윤마취를 한 후, 러버댐으로 격리하였다. 근관 와동을 형성한 후 근관형태가 Vertucci type III (1-2-1)임을 확인하고 전자 근관장 측정기와 치근단 방사선 사진을 이용하여 협측 근관은 19.0 mm, 설측 근관은 18.5 mm로 작업장을 설정하였다. Ni-Ti rotary file (Profile; Dentsply Maillefer, Ballaigues, Switzerland)을 사용하여 #35(04)까지 근관을 성형하고 NaOCl을 이용해 근관 세정을 시행한 후 면구와 임시 가봉재(Caviton; GC, Tokyo, Japan)를 사용해 치관부를 임시 가봉하였다. 다음 내원 시 러버댐 격리하에 치과용 현미경을 이용하여 협측 및 설측 근관을 재확인한 후 근관 성형이 어려운 측방 부근관을 고려하여 NaOCl을 이용해 충분히 근관 세정을 시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설측 근관장을 19.0 mm로 재설정하였으며 근관 내 수산화칼슘(UltraCal XS; Ultradent, South Jordan, UT, USA)을 첩약하였다. 3주 후 내원 시 여전히 누공이 소실되지 않아 NaOCl을 이용하여 충분히 세정을 시행하고 이전의 수산화칼슘을 제거한 후 수산화칼슘을 재적용하였다. 3주 후 내원 시에도 역시 누공이 소실되지 않아 CBCT (3D X-ray CT scanner; Alphard vega, Asahi Co., Kyoto, Japan) 영상을 촬영하였다. CBCT 영상 판독 결과 치근의 근심 설측 중앙 1/3에서 치근발육구와 치근발육구 중앙 부위에 부근관이 관찰되었다(Fig. 2, 3). 다음 내원일에 부근관의 충전을 고려하여 거타퍼차와 에폭시 레진계 실러(AH plus; Dentsply Maillefer)를 사용해 continuous wave of condensation technique으로 근관 충전을 시행하였다. 근관와동은 전용 상아질 접착제(Contax; DMG, Hamburg, Germany)와 이중중합형 복합레진(Luxacore Z; DMG)을 이용하여 수복하였다(Fig. 4).
근관충전 후 4주 동안 경과를 관찰하였으나 누공이 사라지지 않아 외과적 근관치료를 계획하였다. CBCT 영상을 분석했을 때 방사선 투과상 병소는 치근단 부위가 아닌 치근의 근심측 중앙 1/3에 위치하며 협측 골파괴로 인해 치근발육구에 대한 시야 확보와 기구 접근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치근단 절제가 요구되지 않고 치경부 하방의 치조골이 파괴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의도적 재식술보다는 치근주위 미세현미경 수술(periradicular microsurgery)을 선택하였다. 1:100,000 에피네프린을 함유한 리도카인 국소마취제를 이용하여 하치조신경 전달마취를 한 후 하악 우측 견치의 근심에서 수직 절개하고 하악 우측 제2소구치까지 수평 절개하여 피판을 형성하였다. 조직 거상 후 파괴된 골조직을 다듬고 근심측 치근면의 연조직을 소파하여 시야를 확보한 후 메틸렌 블루를 이용하여 치근발육구와 치근발육구의 중앙에 위치한 부근관을 확인하였다. Long neck round bur로 치근발육구를 제거한 후 경화시간이 짧은 MTA (Endocem MTA; Maruchi, Wonju, Korea)를 이용해 부근관과 치근발육구를 충전한 후 피판을 봉합하였다(Fig. 5). 수술 1주일 후에 발사를 시행하였으며 수술 3주 후 내원 시 임상검사에서 누공이 소실되고 치근단 방사선 사진상에서 방사선 투과상이 감소하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수술 후 3개월과 5개월에 촬영한 치근단 방사선 사진에서 방사선 투과성 병변은 사라졌고 누공을 비롯한 임상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Fig. 6).
이번 증례보고의 하악 제1소구치는 근관형태가 Vertucci type III로 확인되어 통상적인 방법으로 협설측 근관을 모두 근관치료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근발육구와 치근발육구의 중앙에 위치한 부근관으로 인해 누공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 치아에서 치근발육구는 치근의 근심측 중앙 1/3에 위치하여 육안이나 치주탐침으로는 감지가 어려웠다. Chen 등[3]의 연구에서도 하악 제1소구치의 치근발육구는 치근의 근심면에 존재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게 관찰되었고 약 84%에서 치근의 치관측 1/3에서 근단측 1/3까지 이어져 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이번 증례와 같이 Vertucci type III인 치아에서는 치근발육구가 치근의 치관측 1/3에서 중앙 1/3까지 이어져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치근발육구의 중앙에는 약 50%의 확률로 부근관이 존재하는데[5] 임상적으로 치근발육구에 존재하는 부근관은 지속적인 치근주위 병소와 관련이 있다[17]. 이 병소는 일반적으로 치수로부터 기원하고 감염의 경로는 주근관에서부터 부근관으로 진행되는데[15,17] 치근발육구는 세균성 감염원의 서식처가 되어 숙주의 방어 기전으로부터 세균을 보호하는 은신처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증례에서도 근관치료의 실패 원인은 치수의 감염원이 부근관을 통해 치근발육구로 이동하여 지속적인 치근주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측이 된다.
치근발육구는 육안이나 치주탐침뿐만 아니라 치근단 방사선 사진으로도 확인이 불가능하였고 CBCT 영상으로만 확인이 가능하였는데 이 증례에서처럼 근관치료 완료 후에도 누공이 사라지지 않는 등의 임상적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CBCT 영상과 같은 3차원적 자료가 근관치료의 실패 원인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이다. American Association of Endodontists와 American Academy of Oral and Maxillofacial Radiology의 Joint Position Statement에서도 근관치료가 실패한 경우 CBCT 영상을 찍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17]. 이번 증례에서도 CBCT 영상을 통해 치근발육구와 그 중앙에 위치한 부근관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골파괴 양상을 분석한 후 의도적 재식술을 하지 않고도 치근발육구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치근단 절제를 동반하지 않은 치근주위 미세현미경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치근주위 병소는 골파괴가 크지 않은 3벽성 결손으로 감염원이 제거된다면 골 치유가 잘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하여 골이식을 계획하지 않았다.
하악 제1소구치의 치근발육구를 다룬 이전의 증례보고는 별로 찾아볼 수가 없는데 2000년도에 Simon 등[15]은 근관치료에 실패한 2개의 하악 제1소구치와 명확히 밝히지 않은 1개의 하악 소구치에 대한 증례보고를 하였다. 3개의 치아 모두 임상적으로 정상 범위 내의 치주낭 깊이가 측정되었고 치근단 방사선 사진에서 치근단 방사선 투과상이 없이 치근의 근심측에 방사선 투과상을 보였다. 2개의 증례에서는 수술적 근관치료로 접근하여 치근발육구를 확인한 후 round bur를 이용하여 치근발육구를 제거한 후 수복하지 않았고(saucerization), 나머지 1개의 증례에서는 의도적 재식술을 통하여 치근단 절제와 역충전을 하고 치근발육구는 제거한 후 수복하지 않고 재식하였다. 술 후 6개월에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3개 치아 모두 발거되었다. 2022년도에 Yu 등[17]은 하악 제1소구치의 치근발육구를 다룬 2개의 증례에서 의도적 재식술을 이용한 성공적인 치료에 대해 보고하였다. 2개의 치아 모두 임상적으로 정상 범위 내의 치주낭 깊이가 측정되었고 치근단 방사선 사진에서는 치근단 방사선 투과상과 더불어 치근의 근심측에 방사선 투과상을 보였고 CBCT 영상에서 근심측의 치근발육구와 치근발육구 중앙부위에 부근관이 관찰되었다. 의도적 재식술을 통하여 치근단 절제 및 역충전을 시행하였고 치근발육구에 치아형성을 한 후 MTA로 수복하여 재식하였다. 위의 두 증례보고를 비교해 볼 때 치근발육구의 수복은 외과적 근관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판단되며 이번 증례에서도 치근발육구의 수복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전의 연구에서 치근발육구의 길이는 Vertucci type V에서 평균 7.7 mm로 가장 길게 측정되었고 type I에서 가장 짧은 평균 6.06 mm로 측정되었으며 나머지 type에서는 평균 6.91 mm로 측정되었다. 치근발육구의 깊이는 Vertucci type V에서 평균 0.87 mm로 가장 깊게 측정되었고 type I에서 평균 0.43 mm로 가장 얕게 측정되었으며 나머지 type에서는 평균 0.63 mm로 측정되었다[3]. 따라서 치근발육구를 수복할 때는 치근단 절제 후 역충전을 할 때보다 수복해야 하는 면적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경화시간이 긴 일반적인 MTA보다 조작성이 더 좋고 경화시간이 더 짧게 개선된 MTA 재료가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Simon 등[15]의 증례보고에서 두 개의 증례는 치근주위 수술을 통해 수술적 접근을 하였고 하나의 증례는 의도적 재식술로 접근하였다. Yu 등[17]의 증례보고에서는 두 증례 모두 의도적 재식술을 시행하였으나 첫 번째 증례에서 발치 도중에 치관이 파절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다행히 백악법랑경계에서 치관이 파절되어 해당 증례보고에서는 재수복이 가능하였으나[17], 의도적 재식술에서는 발치 시에 치아가 파절될 위험성이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19]. 이번 증례와 같이 CBCT 영상으로 골파괴 양상을 분석하여 치근발육구에 대한 시야가 확보되고 기구의 접근이 가능하다면 발치 중 치아의 파절 가능성이 있는 의도적 재식술보다는 치근주위 미세현미경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Yu 등[17]의 논문에서와 같이 두 증례 모두에서 치근발육구의 위치가 설측으로 치우쳐 있어 시야 확보 및 기구의 접근이 어렵다면 의도적 재식술 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None.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competing intere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