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면건강이 여러 질환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면의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치의학영역에서도 코골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호흡장애와 관련된 분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수면학회는 수면장애를 불면증, 수면호흡장애, 과다수면, 일주기리듬 수면-각성장애, 사건수면, 수면관련운동장애와 기타수면장애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불면증은 수면의학의 분야에서 가장 빈발하는 질환이며[1], 잠이 들거나 잠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운 증상으로 정의된다[2]. 불면증으로 인해서 환자는 주간 졸림, 피로와 예민함 등을 호소하게 되며, 신체의 기능 저하 및 대사장애, 고혈압, 관상동맥질환과 우울증 등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에도 많은 환자가 불면증을 포함하는 여러 형태의 수면질환에 이환되어 있고, 만성구강안면통증 환자에서는 더욱 그렇다[3]. 그러나 치과의사가 이러한 환자의 수면질환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본 논문에서는 만성 구강안면통증과 수면질환 사이의 다각적인 연관성을 알아보고, 치과에 내원한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수면위생교육의 방법과 통증개선에서의 중요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구강안면통증은 구강안면 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으로 치아통증, 턱관절 질환, 삼차신경통 등 다양한 질환으로부터 기인한다[4]. 구강 및 안면부의 구조물은 발음, 저작, 연하기능뿐만 아니라 표정 및 심미기능까지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므로 개구나 저작 등의 기능이 제한되거나 관련 구조물에 통증이 발생하면 환자는 불편감과 함께 심한 걱정과 불안에 빠지게 된다[5]. 구강안면통증이 만성화되면 정서적, 심리적 요인이 환자의 통증 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수면상태와 상호 간에 복잡한 상관관계를 가지게 되는데 이는 허리, 목 등에 발생하는 다른 근골격계 부위의 만성통증과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난다[6].
만성 구강안면통증은 수면 패턴의 변화, 수면의 질 저하를 유발하여 수면을 방해하고, 수면 부족은 결과적으로 통증 인식을 악화시켜 통증 개선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러한 양방향 관계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환자의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7].
수면과 통증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고 아직 명확한 기전이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내인성 통증조절 경로, 부정적인 감정, 불안과 우울, 피로, 통증에 대한 집중,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과 연관된 스트레스 활성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보고되어 있다[8]. 또한 도파민, 오렉신, 멜라토닌, 비타민 D 등의 물질은 수면과 통증에 모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9-12]. 수면과 통증은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통증이 수면에 주는 영향보다 수면이 통증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명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Mathias 등[14]은 만성통증질환 환자의 44%에서 수면장애를 보고하였고,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복수로 응답한 결과 72%는 불면증, 32%는 수면무호흡증, 32%는 하지불안증후군을 호소하였다. Ohayon [15]은 불면증 환자의 40% 이상에서 만성통증질환을 가지고 있음을 보고하면서 만성통증 질환이 짧은 수면 시간 및 주간 졸림 등의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만성통증 환자에서 실시한 수면다원검사에서 수면 잠복기와 각성이 증가하는 등 수면의 질이 저하되는 양상을 보였다[16,17]. 그리고 실험을 통한 여러 연구에서도 수면의 박탈 시 통증역치가 감소하고, 통증이 악화되었으며[18,19], 수면을 회복하면 통증역치가 정상으로 회복됨을 보고하였다[20,21]. 또한 열자극을 통한 실험에서 통증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각성을 증가시킨다고 하였다[22,23].
수면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지행동치료법, 약물치료와 생활습관개선 등의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치료가 진행되며,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통증을 완화하고 수면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수면질환의 개선을 위해 약물치료를 널리 시행되고 있으나, 임신과 전신질환 등으로 인해 약물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비약물적인 방법인 인지행동요법과 수면위생교육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24]. 수면위생은 잠을 잘 자기 위해 지켜야 하는 일반적인 행동원칙을 말하며, 좋은 수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추천되는 방법이다.
수면위생교육은 통증인식을 감소시키고 기분을 개선하며 신체의 자연치유과정을 지원하여 궁극적으로 통증 관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구강안면통증 환자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25,26]. 수면위생교육은 수면을 방해하거나 촉진할 수 있는 생활 방식(식이 요법, 운동, 약물 사용) 및 환경 요인(빛, 소음, 온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취침 전 충분한 휴식 시간을 허용하는 등 일반적인 수면 촉진 권장 사항과 규칙적인 수면일정을 유지하는 것의 이점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27]. 단순히 수면위생의 교육뿐만 아니라 이를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28].
적절한 수면으로 인해 통증의 민감도가 감소하고, 환자가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치료에 더 나은 결과를 보이게 되어 잠재적으로 고용량 또는 빈번한 약물 사용의 필요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수면위생교육은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 구강안면통증은 종종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켜 수면을 더욱 방해할 수 있는데, 환자에게 효과적인 수면위생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스트레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도울 수 있고, 통증에 대처하고 전반적인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면은 신체의 자연적인 치유과정에 기여하는데, 구강안면통증 환자는 조직의 손상과 염증반응과 관련될 수 있으며, 적절한 수면은 조직재생 및 회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29].
1. 적절한 운동(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 유산소 운동은 깊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자기 전에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잠자기 3–4시간 전에는 운동을 종료해야 한다.
2. 낮잠 자지 않기: 낮잠은 일주기 리듬에 따른 수면과 각성주기에 영향을 주어 수면 유도, 수면지속시간 및 깊은 수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하여 낮에 피곤하고 졸려서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에 잠을 못 자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므로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한다.
3. 취침 전에 심한 공복 상태를 피하기: 잠을 이루기 어려울 만큼의 심한 공복 상태는 수면 중 혈당치를 떨어뜨려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잠들기 한 시간 전에 심한 공복 상태를 해소할 정도의 간단한 스낵(snack)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드시 과식은 피해야 하는데 취침 전 과식은 위장관의 활동으로 수면에 좋은 않은 영향을 준다.
4. 잠을 자기 위한 목적으로 술 섭취 금지: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깊은 수면단계로 이행되는 것을 방해하고, 잦은 각성과 수면시간 단축을 야기하게 된다. 또한 수면 중 배뇨욕구를 증가시켜 자주 깰 수 있기 때문에 취침 전 음주를 제한해야 한다.
5. 취침 6시간 전 카페인 함유 음료 섭취 금지: 카페인은 각성효과를 가진다. 대개 오전 중 카페인 섭취는 야간 수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일과 중에 각성상태를 유지하여 야간에 깊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늦은 시간에 카페인 섭취는 수면에 크게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하며, 커피뿐만 아니라 탄산음료, 차 등에도 소량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이러한 음료도 조심해야 한다.
6. 흡연 금지: 니코틴은 각성효과를 가지며, 특히 야간에 흡연은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흡연자가 금연할 경우 초기에는 오히려 수면에 일부분 방해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
7. 소음조절을 위한 귀마개나 백색소음의 사용: 불규칙한 소음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귀마개를 사용하거나, 새소리, 빗소리 등의 백색소음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8. 수면 시 편하고 안락한 주위환경: 침실은 조용하고 어둡고, 약간 시원한 것이 좋다.
9. 규칙적인 수면 스케줄 확립: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기상하는 것은 일주기 리듬을 안정화시킨다. 수면시간을 8시간으로 정했으면 잠을 잤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취침을 시작한 순간부터 8시간 지나면 기상해서 침대를 떠나야 한다.
10. 잠자리에서 수면 이외에 다른 활동 금지: 잠자리에서 휴대전화 사용, 텔레비전 시청, 업무계획과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수면을 방해한다. 10–20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어 잠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차라리 일어나서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그 때 다시 잠자리에 들도록 하는 것을 권장한다.
적당한 수면 시간은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하게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은 수면 시간에 대한 걱정이 발생한다. 그로 인하여 원하는 수면 시간을 얻기 위하여 억지로 잠을 청하다 보면, 잠이 안 오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또 발생할 수 있다. 수면위생교육은 환자가 건강한 수면을 위해 본인이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25-29].
만성 구강안면통증과 수면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함으로써 임상가는 통증 관리 개선, 수면의 질 향상, 궁극적으로 만성 구강안면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수면질환의 개선을 위한 방법 중, 비약물적인 방법은 치과에 내원한 환자에게 쉽게 적용이 가능하며, 특히 수면위생교육은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환자에게 적절한 교육을 통해 수면의 질의 개선과 함께 통증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This paper was supported by Wonkwang University in 2022.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competing interests.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