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 치료에서 임플란트의 도입은 다수치 결손의 경우에 있어서 의치의 유지, 지지, 안정의 한계로 인한 환자의 불편감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많은 환자들, 특히 고령의 환자들에서는 경제적, 심리적 혹은 전신적 문제 등으로 인해 임플란트 시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점에서 총의치를 이용한 보철치료는 여전히 무치악 환자에게 기능적, 심미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으므로 치료계획 수립 시에 우선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총의치는 환자의 악골 흡수정도나 편위, 타액의 점조도 등 다양한 구내외적인 요소와 술자의 기술, 임상 및 기공의 각 과정에서의 정확성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그 제작 과정의 중요성은 경중을 따지기 어렵지만 특히 오랜 기간 치아결손으로 인해 수직고경 및 수평위를 상실한 환자에서 새로운 수직고경 및 중심위를 확보하기 위한 임상술식 과정은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 Glossary of Prosthodontic Terms의 최신판에 따르면[1] 중심위란 치아 접촉에 상관없이 관절면의 후방 경사에 대해 과두가 전상방으로 위치하는 상하악 관계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중심위를 채득하는 방법으로는 bimanual manipulation, chin point guidance, 묘기법 등 여러 방법이 알려져 있다. 이 중 묘기법은 needle point tracing, gothic arch tracing 등의 용어로도 쓰이며 구내, 또는 구외 묘기장치를 이용해 중심위를 가시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기록이 진행되는 동안 환자가 저작계를 자발적으로 움직이며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운동을 지시하는 정도로만 관여하기 때문에 환자 주도의 중심위 채득이 가능한 것을 주된 특징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2]. 본 임상증례는 치조골 흡수가 심하여 술자 중심의 중심위 유도 및 채득에 어려움이 있는 2명의 고령환자에서 gothic arch tracer 장치를 이용한 구내 묘기법을 적용하여 의치를 제작 및 수복하여 술자와 환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본 증례에서 사용한 환자의 의무기록과 방사선 및 임상사진의 활용은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승인(IRB no. CUDHIRB 2303 001)을 거쳐 이루어졌다.
81세 여성환자분으로 “한 달 전에 틀니를 떨어뜨려서 두 동강이 났다”는 주소로 내원하였다. 3년 전 본원에서 제작한 양악 총의치를 사용 중이었으며 상악 의치는 우측 구치부 인공치의 파절, 하악 의치는 정중선의 완전 파절 상태로 내원하였다. 파절전 의치의 교합양상을 분석하기 위하여, 파절편을 순간접착제로 붙여 구내 시적한 결과 하악의 전돌로 인한 절단교합 양상이 관찰되었다. 오랫동안 의치를 사용하여 치조제 흡수가 심한 환자에서 하악의 전돌 양상은 빈번하게 나타나며 이로 인한 절단교합은 상악 전치부에 광범위한 flabby tissue를 형성하고(Fig. 1), 상하악 의치의 정중선 피로파절을 야기하곤 한다. 수평 및 수직 기준선을 이용해 환자의 안모 분석을 시행하였다. 동공간선을 수평 기준선으로 설정했을 때 본 환자의 경우 동공간선이 좌측으로 돌아가 있는 모습이었고, 미간과 턱 끝을 연결한 수직선에 대해 콧등 부위는 우측으로 치우친 모습이어서 치열의 정중선 설정 시에도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상에서 상하악골의 흡수가 심하였고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총의치를 제작하기로 하였다(Fig. 2). 알지네이트를 이용한 예비인상체로 진단모형을 제작한 후 모델스캐너(DOF Freedom HD; DOF, Seoul, Korea)를 이용해 진단모형을 스캔하였고, 캐드 디자인 프로그램(3Shape dental manager; 3Shape, Copenhagen, Denmark)과 3D 프린터(Carima IMD; Carima, Seoul, Korea)로 개인 트레이를 제작하여 트레이의 균일한 두께 부여 및 정확한 변연을 디자인하였다. 개인 트레이를 시적해가며 모델링 컴파운드(Peri Compound; GC, Tokyo, Japan)로 변연형성을 시행하였고 실리콘인상재(Selection VPS regular, Shinhung, Seoul, Korea)로 기능인상을 채득하였다. 상악 전치부에는 flabby tissue가 존재했기 때문에 인상채득 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했고, flabby tissue를 수기구 촉진 후 수성인기펜으로 해당 부위를 표기하였다. 상악 인상체를 다시 구내 시적하여 flabby tissue 부위를 인기한 다음 주의깊게 인기부위를 제거하였고, 상악에 재장착하여 흐름성이 좋은 실리콘인상재(Selection VPS light; Shinhung)로 flabby tissue 부위에 최소한의 압력이 가해지도록 인상을 채득하였다(Fig. 3). 초경석고(Fujirock; GC)를 이용해 제작한 작업모형에 자가중합레진과 왁스로 기초상과 교합제를 제작하였다. 환자의 안모와 조화를 이루도록 교합제의 외형을 수정하고 Fox guide plane을 이용해 동공간선과 Camper’s plane을 기준으로 가상교합평면을 설정하였다. 상악 교합제에 반영된 교합평면에 평행하도록 상악 기록상 구개면에 금속 기록판을 고정 후 하악 기초상 설측에 묘기침을 설치하였다(Fig. 4). 하악 교합제를 상악에 맞추어 외형과 교합평면을 수정하고 전반적 안모와 구순의 풍융도를 확인하였다. 묘기침을 기록판에 접촉시키고 교합압을 묘기침에 집중시키기 위해 하악 교합제를 1 mm가량 균일하게 낮춘 후, 중심위 인기에 앞서 환자에게 하악 움직임에 대해 충분히 교육시키고 인기과정을 3회 시도하여 반복 위치기록을 얻었다. Gothic arch 묘기법에서 하악의 전후 좌우 수평적 움직임을 통해 형성된 화살촉 정점(arrow point)과 환자의 상하 습관적 교합접촉점(tapping point)까지 확인하여 해당 부위를 환자의 수평위로 결정 후 교합인기왁스(Aluwax; Aluwax Dental Products Co., Allendale, MI, USA)를 이용해 악간관계를 채득하였고 안궁이전을 시행하여 반조절성교합기(kavo protar evo 5b; KaVo Dental, Biberach, Germany)에 마운팅하였다(Fig. 5). 하악골 흡수가 심한 경우에서는 치아의 해부학적 경사도도 의치의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본 증례에서는 상악에는 반해부학적 치아(Endura; Shofu, Kyoto, Japan)를 하악에는 무교두치아(Jesti Imperial; American Tooth Industries, Oxnard, CA, USA)를 선택하여 설측교합을 형성하고자 하였다. 납의치 시적을 통해 치아의 색조, 안모와의 조화 및 치찰음으로 상하 전치의 길이, 수평 및 수직피개량을 확인하였다(Fig. 6). 열중합레진의 온성과정 후 기공실 재부착을 시행하여 중합수축에 의한 오차를 수정하였다. 완성된 의치를 구강내 장착하여 압박지시제(Pressure indicating paste; Keystone Industries, Gibbstown, NJ, USA)를 이용하여 의치 조직면의 과한 압박부를 조정하였고, 조직변위를 배제한 교합조정을 위해 치료실재부착을 시행하였다. 최종적으로 환자에게 의치를 장착하고, 다음 날 경미한 압박부위(sore spot)가 관찰되어 해당 부위를 조정하였다. 1개월의 의치 적응기간을 거친 후 미세한 교합조정을 시행했고 3개월 후 임상관찰 결과 안정적인 교합과 함께 양호한 유지와 안정을 보였으며 환자도 만족감을 보였다(Fig. 7).
81세 여성환자로 “틀니가 오래되어서 안 쓰고 있는데 새로 하고 싶다”는 주소로 내원하였다. 전신질환으로는 당뇨, 고혈압, 빈혈이 있었고, 구강 검사 시 상하악 무치악 상태에 잔존 치조제의 상당한 소실이 관찰되었으나 치은과 점막은 건강한 것으로 보였다. 미간과 턱 끝을 연결한 수직선에 대해 하악이 우측으로 치우친 모습을 보였으나 턱관절이나 저작근의 통증, 촉진 시 불편감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이사항으로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하악과 혀의 불수의적 운동이 관찰되었다. 파노라마 방사선사진 검사상 치조골 흡수가 심하였고 환자의 나이와 전신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총의치 제작으로 치료계획을 세웠다(Fig. 8, 9). 환자와 보호자가 임시의치의 제작을 원치 않으시어 바로 최종의치 제작을 준비하였고 통상의 방법대로 개인 트레이를 제작하여 기능인상을 채득 후 작업모형을 제작하였다. 작업모형에서 제작한 교합상을 환자 구강 내에 시적 및 수정하며 전반적 안모와 구순의 풍융도를 평가하였다. Fox guide plane을 이용해 동공간선과 Camper’s plane을 기준으로 가상교합평면을 설정하고 자연스러운 안모의 높이까지 하악 교합제 높이를 수정한 다음 기초상에 묘기장치를 장착하였다. 형태 수정이 끝난 기초상을 장착하고 있는 도중엔 완전하진 않지만 하악의 운동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하악운동을 교육하였고 3회에 걸친 하악운동 인기를 시행하여 최종 기록을 얻었다. 하악 의치의 유지와 안정을 조금 더 확보하기 위해 폐구인상 채득을 계획하였다. 이에 우선적으로 평균치 교합기의 가상교합평면과 교합제의 교합평면을 일치시켜 교합기에 장착한 후 반해부학적 치아(Endura; Shofu)를 배열하여 납의치를 제작하였다(Fig. 10). 환자에게 납의치를 시적하였고, 의치의 유지와 안정 확보를 위하여 실리콘인상재를 이용해 폐구법으로 하악의 인상채득 시행 후 안궁이전 및 교합채득을 실시하였다. 하악 인상체를 이용하여 새로운 작업모형을 제작하였고 안궁이전 기록을 이용해 반조절성 교합기에 장착하였다. 의치 온성 및 기공실 재부착과 치료실 재부착, 내면 조정의 과정을 거친 후 환자에게 최종 의치를 장착하였다(Fig. 11). 다음날 미세 교합조정과 내면 조정을 시행하였고 2주 후 재내원을 통해 의치의 유지와 안정을 확인하였다. 의치 장착 중 하악의 불수의적 운동이 줄어든 것이 관찰되었고, 전반적 안모의 윤곽과 수직고경이 회복되어 환자와 보호자가 만족하였다(Fig. 12).
본 증례 보고는 잔존 치조제 흡수가 심한 무치악 환자의 중심위 채득의 수단으로 묘기법을 채택하여 의치 제작에 적용한 과정을 보여준다. 총의치 제작에서 상악에 대한 정확한 하악 위치의 기록은 측두하악관절 및 주위 근신경계와 조화되는 교합을 부여하여 편안하고 기능적인 보철물을 제작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그 중 수평적 악간 관계인 중심위는 교합형성의 시작점으로, 의치의 안정과 지지,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이다[3]. 중심위의 채득 방법에는 여러 방법이 알려져 있으며 그 중 구내장치를 이용한 묘기법은 구내 트레이싱을 통해 중심위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교합고경과 하악위의 결정에서 환자의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하고, 중심위의 시각적인 위치 확인, 교합력에 의한 교합상의 안정성 증가와 더불어 반복 재현성의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무치악 환자에서 의치 제작 시 flabby tissue가 없다면 하악 잔존치조제 흡수가 심한 경우에도 중심위 채득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다[4,5]. 다만 통상의 교합상 외 트레이싱을 위한 장치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과 수직적 고경의 채득 이후 장치 부착을 위한 기공과정과 환자 내원 횟수의 추가는 단점으로 볼 수 있다. Myers 등[6]의 연구에 의하면 트레이싱 기록의 첨부에서 나타난 중심위가 치과의사의 주도하에 유도된 중심위보다 더 재현성 있다는 근거는 없다고 하였다. 여러 중심위 채득 방법 중 가장 우월한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술자의 판단하에 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중심위 채득 방법을 채택하고 이를 검증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듯, gothic arch를 이용한 중심위 채득은 환자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므로, 환자의 바람직하지 못한 악습관이나 기존 의치의 습관적 교합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트레이싱 전 하악의 deprogramming을 위한 시간 부여가 필요하며, Sato 등[7]은 수직고경이 결정된 상태에서 deprogramming에 30–4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증례 1의 환자에서 파절된 기존 양악 총의치 시적 시 보인 하악의 전돌양 안모와 절단교합 양상은 무치악 환자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Atwood와 Coy [8]에 따르면 무치악 환자의 잔존치조제가 흡수되면 전체적인 안면 고경이 감소하고 하악전돌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하악의 전돌양상은 오랜 의치의 사용에 의해 나타나며, 오랜 시간 동안에 걸친 하악위의 변위의 결과이므로 술자의 유도에 의한 새로운 하악위의 결정은 의치의 안정을 해치고, 환자에게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술자의 의도를 최대한 배제하고 환자 스스로의 하악위의 움직임을 통한 묘기법이 의치의 안정과 편안한 사용에 유리할 수 있다. Silverman [9]은 명확한 기록인기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초상과 교합제의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하였는데, 본 임상증례 첫 번째 환자의 경우, 상악의 flabby tissue가 존재하여 묘기법을 사용하기 위해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였다. Flabby tissue의 양이 수술적으로 절제가 필요할 만큼 유동성이 크지는 않았고, 염증 소견을 보이지 않았기에 조직에 대한 직접적인 처치 없이 트레이 디자인 변경과 흐름성 좋은 재료의 사용을 통한 인상채득을 시행하여 교합상의 안정을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전통적인 무압인상재로는 ZOE나 인상용 석고를 이용하였으나 Shin 등[10]의 실험 결과에서는 흐름성 좋은 실리콘 인상재와 ZOE 인상재의 조직 변위 차이가 비슷하다고 보고하였다.
증례 2의 환자의 경우, 상하악 치조제의 심한 흡수와 함께 하악과 혀의 불수의적 운동을 보였고 이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는 구강안면 운동장애(oral dyskinesia)를 생각해볼 수 있다. 비정상적이며 불수의적으로 억제되지 않는 턱, 혀, 입술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통증, 발음장애, 연하곤란, 의치 착용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무치악 환자에게서 턱관절 부위 변성을 가속시킬 수 있다[11,12]. 하지만 이에 대한 원인은 명확하게 알 수 없고 증상도 다양하므로 관련 지식의 습득과 치료 시행 전 병력 청취 및 복용중인 약물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환자에게 치료의 한계를 이해시키고 교육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13]. 증례 2의 환자는 심한 치조골의 흡수와 더불어 하악과 혀의 불수의적 운동을 보였기 때문에 트레이싱 전에 근육의 deprogramming을 위해 장치 시적 후 30분의 대기시간을 부여 후 전후방, 좌후방, 우후방 악운동 연습 시간을 각각 5분씩 부여하였다. 그 결과 증례 1에 비해 뚜렷하진 않지만 트레이싱 기록의 첨부를 얻어낼 수 있었다. Sato 등[7]은 트레이싱 시 환자의 악운동이 통제되지 않을 땐 트레이싱 장치를 장착하여 5분간 자유로이 하악운동을 시킨 후 얻어진 기록의 최외곽부를 환자의 하악 한계 운동 궤적으로 본다고 하였다.
증례 1, 2의 환자에서 묘기법을 이용해 중심위를 채득하여 의치를 제작하였고 환자와 보호자 모두 심미적, 기능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유지관리 시에는 의치가 중심위로 잘 교합되는지 확인하고, 정기적인 유지관리로 지지조직의 상태를 평가하여 필요시 첨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추후 지속적인 검진과 유지 관리를 통해 장기적인 결과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2022년도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학술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competing intere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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