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분류체계는 발생 원인 및 치료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고, 임상적으로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계획을 수립하여 환자의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치주질환을 분류하기 위한 기준은 시대 및 연구의 진행에 따라 달라져 왔으며, World workshop을 통해 1989년과 1999년 분류체계를 거쳐서 최근 2018년에 새로운 분류체계가 제시되었다[1,2]. 1999년 분류체계는 현재까지 널리 이용되어 왔는데, 주요 특징은 1989년 분류법에서의 성인형 치주염이 만성 치주염으로, 조기발생 치주염은 급진성 치주염으로 대체된 것이었다[3]. 급진성 치주염은 만성 치주염에 비해 빠른 속도로 치아 주변의 경조직 및 연조직의 상실이 진행되며, 이로 인해 치아 상실의 위험이 높은 파괴적인 치주질환을 의미하였다[4,5].
그러나 치주염(periodontitis)의 여러 표현형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었으며, 임상에서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의 구분에 있어서 적절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분류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2018년 새로운 치주질환 분류체계가 소개되었다[1,2]. 2018년 분류체계는 환자를 치주적으로 건강한 상태, 치은염, 치주염으로 분류한다. 치주염은 괴사성 치주염, 치주염, 전신질환과 연관된 치주염으로 나눠진다[6,7]. 치주염은 1999년 분류체계에서의 만성 치주염과 급진성 치주염을 포함한다[6]. 치주염으로 진단된 환자는 Stage와 Grade로 나누어 최종적으로 진단에 이르게 되며, Stage는 질환의 심도/범위와 치료의 복잡도를 반영하고, Grade는 질환의 진행률과 추가 진행 위험도를 반영한다[8]. 환자들은 Stage I–IV까지 임상부착수준 또는 골 소실에 따라 분류되고, 골 소실/나이 지표로 측정된 치주질환의 진행률, 흡연상태, 당뇨를 반영하여 Grade는 A, B, C로 분류된다[7,8].
2018년에 새로운 치주질환 분류법이 발표되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새 분류법을 적용하여 이전에 진단된 환자를 재분류하고 새 분류법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자 한 연구가 미미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본 병원에서 1999년 분류법에 의해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 환자로 진단되어 치주치료를 받은 환자를 2018년 분류체계로 재분류하고, 각 분류체계에 의해 진단된 환자 그룹에서 치주치료 후 상실된 치아 개수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 평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후향적 조사연구로 연구 설계 단계에서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대전치과병원의 임상시험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였다(IRB No. W2010/003-001).
2007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원광대학교 대전치과병원 치주과에서 적극적 치주치료(active periodontal therapy, APT) 및 유지 치주치료(supportive periodontal therapy, SPT)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선정기준(inclusion criteria)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 환자,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치석제거 및 치근활택술 등 비외과적 치주치료나 치주판막술 및 재생 술식 등을 포함한 외과적 치주치료를 받은 환자, 처음 내원 시 촬영된 구내 및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이 존재하고, 5년 이상의 유지 치주치료 기간 후 촬영된 구내 및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이 존재하는 환자, 처음 내원 시 흡연상태, 당뇨 수치가 기록된 환자, 치주치료 후 5년 이상의 정기적 유지 치주치료에 참여한 환자였다. 제외기준(exclusion criteria)은 유지 치주치료간 간격이 1년을 초과하는 환자, 유지 치료 기간에 상실된 치아의 원인이 기록되지 않은 환자였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원광대학교 대전치과병원 치주과에 내원한 치주염 환자는 총 9,058명으로, 그 중에서 109명은 급진성 치주염으로 진단되었다. 109명의 급진성 치주염 환자 중 11명은 기록이 불충분하여 제외되었으며, 83명은 치주치료를 받지 않거나, 5년 미만의 SPT 기간으로 제외되어 15명의 급진성 치주염 환자만이 포함되었다. 만성 치주염 환자의 경우에도 치주치료를 받지 않거나, 5년 미만의 SPT 기간으로 8,914명이 제외되어 35명의 만성 치주염 환자가 연구에 포함되었다(Fig. 1).
환자가 처음 내원했을 때(baseline)의 기록에서 성별, 나이, 1999년 분류체계에 의한 진단명, 상실 치아 개수, 흡연 여부, 당뇨, 임상부착수준(clinical attachment level, CAL), 변연골 수준, 이개부병소 등의 변수를 수집하였다. 변연골수준은 방사선 사진에서 백악법랑경계부(cemento-enamel junction, CEJ)에서 변연골까지의 거리를 mm 단위로 기록했다. 이 거리를 CEJ에서 치근단까지의 거리로 나누어 백분율을 구했다[9]. 차근이개부병소는 Hamp 등[10]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평가했다.
Baseline에 환자의 임상 기록 및 방사선 기록을 통해 2018년 분류체계에 따라 치주염 환자를 재분류하였다[2]. 이번 연구에서는 Stage를 CAL을 기준으로 분류하였으며, CAL이 1–2 mm는 Stage I, 3–4 mm는 Stage II, 5 mm 이상인 경우는 Stage III로 분류하였다. 이후 baseline의 치아 상실 개수를 고려했다[2]. 치주염으로 인한 치아 상실 개수가 0개인 경우는 Stage I과 Stage II, 4개 이하인 경우는 Stage III, 5개 이상인 경우는 Stage IV로 분류하였다. 또한 치근이개부병소와 치주낭 깊이를 평가하여 분류하였다. Grade는 골 소실/나이 지표를 이용하여, Grade A는 0.25%/y 미만, Grade B는 0.25%–1.00%/y, Grade C는 1.00%/y 초과인 경우가 포함되었다. 이후 Grade는 흡연과 당뇨에 의해서 상향 조절되었다. 하루 10개피 이상의 흡연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7% 이상인 경우는 Grade C로, 10개피 미만의 흡연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7% 미만의 당뇨 환자의 경우 Grade B로 조정되었다(Table 1).
환자의 처음 내원 시와 마지막 내원 시의 방사선 기록을 통해 치아 상실 개수를 기록하고, 진료기록을 통해 발치 원인을 기록하였다. 발치 원인 중 근단 병소, 우식, 파절 등의 치아원인 및 교정치료 목적의 발치는 제외하고, 치주질환에 의한 치아 상실만을 포함하였다.
통계분석을 시행하기 위해 SPSS ver. 18 (IBM Corp.,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Shapiro–Wilk test를 통해 정규분포검사를 시행했다. 통계분석은 Mann–Whitney, Kruskal–Wallis test, Pearson’s correlation을 이용하여 시행했다. 통계적 유의성은
총 50명(여 23, 남 27)의 치주염 환자가 연구에 포함되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44.7세(26–67세)였으며, 평균 123.22개월의 SPT 기간을 가졌다. 환자 중 흡연자는 5명으로 모두 하루 10개피 이상의 흡연상태를 나타냈다. 1명만이 당뇨 환자였으며, 당화혈색소 수치는 7% 미만이었다(Table 2).
기존의 1999년 분류체계에 따라 분류했을 때 급진성 치주염 환자는 15명(30%; 여 7, 남 8)이었으며 만성 치주염 환자는 35명(70%; 여 16, 남 19)이었다. 35명의 만성 치주염 환자 중 중등도(moderate) 만성 치주염은 5명(14.3%), 중도(severe) 만성 치주염 환자는 30명(85.7%)으로 나타났다. 급진성 치주염 환자 15명은 2018년 분류체계에 의해 8명은 Stage III Grade C (53.3%), 7명은 Stage IV Grade C (46.7%)로 분류되었다. 만성 치주염 환자 35명은 2018년 분류체계에 의해 Stage II Grade A 2명, Stage II Grade B 3명, Stage III Grade B 3명, Stage III Grade C 22명, Stage IV Grade C 5명으로 분류되었다(Table 3).
각 분류체계에 따른 치아 상실율은 Table 4와 같이 나타났다.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 환자에서 치주치료 후 치아 상실을 비교했을 때, 급진성 치주염의 경우 1.67±2.32개의 치아 상실을 나타냈으며, 만성 치주염 환자는 1.57±2.05개의 치아 상실을 나타냈다. 두 질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8년 분류체계에 의해 환자를 분류했을 때 치아 상실은 Stage II Grade A 0.00±0.00개, Stage II Grade B 0.00±0.00개, Stage III Grade B 0.67±1.16개, Stage III Grade C 1.23±1.48개, Stage IV grade C 3.42±2.90개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2018년 분류체계에서 Grade와 관계없이 Stage로 분석했을 때 Stage II (n=5)는 0.00±0.00개, Stage III (n=33)는 1.18±1.45개, Stage IV (n=33)는 3.42±2.10개의 치아 상실을 나타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1999년 치주질환 분류체계가 도입된 이후 20년간 치주염의 여러 표현 형태들이 각각 다른 질병에 의한 것인지 혹은 한 질병의 다양한 표현형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었다[11]. 특히,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에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은 감염되기 쉬운 숙주에서 발생하고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세균막에 의해 발생하는 복잡한 감염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12]. 지속적 연구 결과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을 구별할 명확한 병리생리학적 근거가 없었다[8,13]. 임상적으로 두 질환의 환자는 치주염 발생에 기여하는 전신질환이 없으며, 질환에 따른 치료방법에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항감염치료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3]. 또한 치료되지 않은 두 질환의 결과는 치아 상실로 동일했다[13]. 이에 따라, 이들이 다른 질환이 아닌 여러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한 치주염의 표현형의 차이임을 인정하면서 2018년 분류체계에서는 만성 치주염과 급진성 치주염을 치주염이라는 범주로 통합하였다[2].
치주염 환자를 2018년 분류체계에 따라 다시 분류하였을 때, 이번 연구에서는 급진성 치주염 환자는 모두 Grade C로 분류되었고 Stage는 III, IV만이 나타났다. 만성 치주염의 경우 Stage II, III, IV와 Grade A, B, C로 분류되었다. Graetz 등[14]의 연구에서도 본 연구 결과와 같이 모든 급진성 치주염 환자는 Grade C로 분류되었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급진성 치주염의 부착 소실은 모두 5 mm 이상을 보였으며, 평균 나이는 37.6±7.02세로 만성 치주염 환자의 평균 나이 45.46±9.42세보다 적은 나이를 보였다. 따라서 급진성 치주염의 경우 골 소실/나이 지표에 의해 Grade C로 분류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도 만성 치주염만을 포함하여 모든 환자들이 Stage III, IV로 재분류된 이전의 연구들과는 달리 본 연구에 포함된 중등도 만성 치주염 환자는 Stage II로 재분류되었다. 중도 만성 치주염만을 포함하여 비교했을 때는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2,14,15].
치주치료 후 치아 상실을 비교했을 때, 1999년 분류체계인 급진성 치주염과 만성 치주염 간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급진성 치주염 환자에서 적극적인 치주치료 후 5년간 평균 치아 상실은 1.67개로 이전 연구와 차이가 없었다[16]. 그러나 2018년 분류체계에 의해서는 그룹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Stage와 Grade 각각을 비교했을 때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Stage와 Grade가 증가할수록 치아 상실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Graetz 등[14]의 연구에서 2018년 분류체계가 치아 상실과 연관성을 보였으며, 주로 Grade에 의해 연관성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Ravidà 등[15]의 연구에서는 Stage와 Grade 모두에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Stage와 Grade가 증가할수록 치아 상실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여러 연구에서 치아 상실과 변연골 변화의 예측 인자로 환자수준에서는 성별, 나이, 흡연, 당뇨, 치료 순응도 등을 보고하였다[16-18]. 또한 치아 수준에서는 골 소실, 부착 소실, 치주낭 깊이, 동요도, 이개부병변 등이 치아 상실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Helal 등[17]에 의한 체계적 리뷰에서 성별을 제외한 나이, 순응도, 당뇨, 흡연, 골 소실, 치주낭 깊이, 이개부병변은 유의하게 치아 상실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나이에 관해서는 서로 상충되는 결과가 존재하나, 몇몇 연구에서 나이는 치조골 소실 또는 임상 부착 소실의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18-20]. 환자의 나이와 관련된 조직 파괴의 양은 미래의 질병 진행을 예측하는 좋은 지표이다[21]. 공격적인 질병과 진행된 부착 상실을 가진 젊은 환자는 동일한 수준의 부착 상실을 가진 노인보다 질병 진행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22]. 2018년 분류체계에는 이런 예측인자들이 분류기준에 포함되었는데 Stage에는 치아 수준의 골 소실, 부착 소실, 치주낭 깊이, 이개부병변이 포함되었으며, Grade에는 환자 수준의 골 소실/나이 지표, 흡연상태, 당뇨가 포함되었다[8]. 따라서 이로 인해 2018년 분류체계가 치아 상실을 예민하게 예측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Paulander 등[23]은 10년의 후향적 연구를 통해 흡연은 치조골 소실의 강력한 예측인자임을 보고하였고, Bergström [24]은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의 골 흡수 속도가 가속화된다는 것을 보고했다. 당뇨 환자에서도 증가된 치조골 흡수 진행 위험을 보고하였다[25]. 이번 연구에 포함된 흡연자의 경우 하루 10개피 이상의 흡연자는 5명으로 전체 환자의 10%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흡연과 당뇨가 질환의 분류와 치주치료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적은 표본 수로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겠다.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2018년 분류체계가 1999년 분류체계보다 치주치료 후 치아 상실을 예민하게 예측하고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Stage와 Grade가 증가할수록, 즉 질환의 심도와 범위가 클수록, 진행 속도가 증가할수록 치아 상실 개수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치아 상실만을 평가하였는데 전통적인 치주치료 결과를 평가하는 방법인 부착수준 평가 및 변연골 변화 등에 대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한계는 연구대상이 50명으로 매우 제한되어 그 결과를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후향적 연구로 인한 자료의 미흡이라는 한계 또한 이번 연구에는 존재한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하여 더 큰 연구 집단에서 치주질환의 분류체계에 따른 치아 상실, 골 변화, 부착수준 평가를 비교하기 위한 체계적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This study was supported by Wonkwang University in 2022.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competing interests.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