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관장을 측정하는 것은 근관치료 과정에서 필수적인 단계이며, 근관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치료해야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근관치료 시 근관장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제안되었는데, 최근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1]. 1942년 Suzuki [2]가 개의 근관 내와 구강점막 사이의 전기저항이 일정함을 발견한 이래, 1962년 Sunada [3]가 치근첨과 구강점막 사이에 6.5 kΩ의 일정한 직류 저항을 나타낸다는 원리를 이용하여 최초의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저항을 이용한 전자 근관장 측정기는 근관 내 전해질과 수분 조건에 따라 오차가 발생하는 한계점이 있었다[4]. 이후 1991년 Kobayashi와 Suda [4]는 두 개의 주파수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두 개의 임피던스를 동시에 측정하여 얻어진 두 값의 차이나 비율이 여러 전해질 용액에서 일정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4]. 이를 이용하여 근관 내 파일의 위치를 나타내도록 개발된 전자 근관장 측정기 중 하나가 Root ZX (J. Morita, Tokyo, Japan)이며, 이러한 3세대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개발로 기존에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정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되었던 근관 내 전해질과 수분 조건의 문제는 해결되었다[5].
적절한 근관치료를 위해서는 근관 내의 완벽한 세정과 밀폐가 이루어져야 한다[6]. 이 과정에서 치근단 조직에 의원성 손상이나 자극을 주지 않고 치근단 밖으로 충전재료가 최소한으로만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며[7], 이를 위해 근관 내 기구조작을 시행하기 전에 근관장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측정 정확도는 91%–95% 정도로 보고되었고[8,9],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측정하는 파일의 크기나 치근단공의 직경에 따라,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10].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한 측정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근관장이 더 짧게 읽히거나 더 길게 읽히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근관치료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근첨협착부가 근관 내 기구조작과 충전의 해부학적인 한계로 여겨지고 있으며 근첨협착부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근관치료에서 중요한 단계이다[11]. 그러나 교정치료로 인한 외흡수, 외상이나 우식, 그 외 다른 치수 병소에 의해 치근 성장이 불완전한 형태의 열린 근단공의 경우, 근관이 매우 크며 치근 상아질 벽이 얇고 취약하고 치근단 쪽으로 넓어지는 치근첨 구조를 나타내며 전형적인 형태의 근첨협착부가 존재하지 않아 근관장을 정확하게 설정하기 어렵다[12]. 근관이 넓은 경우, 작은 크기의 파일을 사용할 때 정확한 길이를 설정하기 어려우며, 전자 근관장 측정의 정확성이 파일 크기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13]. 실제 임상 상황에서 근단공의 크기가 클 때, 작은 크기의 파일을 이용하면 근관장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크기 이상의 파일을 사용해야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하여 근관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지침은 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에서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한 근관장 측정 시 파일 크기에 따른 정확도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승인번호: CUDHIRB 2106 006). 본 연구를 위해 조선대학교 치과병원에서 발치 된 치아들 중에서 단근관을 갖는 상하악 절치와 견치를 선택하였다. 치근단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여 심한 석회화나 부근관이 있는 치아는 배제하였고, 치근단공이 완전히 성숙하고, 치근만곡이 보이지 않으며 치근 파절이 없는 총 20개 치아를 선택하였다. 모든 치아는 실험 기간 동안 생리식염수에 보관하였다. 각 치아는 절단연을 치아의 장축에 직각으로 삭제하고 원형 다이아몬드 버(BR-41; Mani, Utsunomiya, Japan)로 치수강을 개방하였으며, 근관의 입구로부터 치근단공으로의 개방성을 10번 크기의 K형 파일(Dentsply Maillefer, Balleigues, Switzerland)로 확인하였다. #3 Gates-Glidden drill (Dentsply Maillefer)을 사용하여 치관부 확대를 시행하였으며, 각 기구 조작 후 생리식염수로 근관을 세척하였다. 열린 근단공을 가진 치아를 재현하기 위해 Park 등[12]의 연구에서와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먼저, 각 치아의 치근단 2 mm를 Fissure 버(FG 559; SSW, Lakewood, NJ, USA)로 절단한 뒤, 10번 크기의 K형 파일 끝이 절단된 치근면에 비치는 지점에 러버스탑을 고정시킨 후에 파일을 빼서 그 길이를 디지털 캘리퍼(CD-15APX; Mitutoyo, Kawasaki, Japan)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측정하여 실제 근관장(Actual root canal length, AL)으로 설정하였다. 그 다음 #2 Peeso Reamer (Dentsply Maillefer)로 실제 근관장(AL)까지 정방향으로 근관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치근단측으로 넓은 열린 근단공의 형태를 형성하기 위해 0.04 경사도의 50번 크기의 K3 니켈 티타늄 파일(SybronEndo, Orange, CA, USA)을 이용하여 삭제날 길이(16 mm)만큼 역방향으로 형성하였고, 결과적으로 치근단공의 크기는 1.14 mm로 형성되었다.
생리식염수를 적신 거즈를 넣은 플라스틱 통에 백악법랑경계까지 치아를 넣어 치근단이 거즈에 닿게 하였고 근관 내를 생리식염수로 채웠다. 그리고 DentaPort ZX (J. Morita)의 립 클립이 플라스틱 통 안에 있는 거즈에 닿도록 연결하여 회로를 형성하였다. 10번 크기의 K형 파일을 파일 홀더에 연결하고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계기판에 “Apex” 표시가 나타날 때까지 천천히 근관 내로 삽입하였다. “Apex” 표시가 나타날 때 절단연 위치에 러버스탑을 고정하고, 근관 밖으로 제거하여 파일의 첨부에서 러버스탑까지의 길이를 디지털 캘리퍼(CD-15APX; Mitutoyo)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측정하여 전자 근관장(Electronic working length, EL)으로 설정하였다. 이후 #20, #30, #40, #50, #60, #70, #80 크기의 K형 파일을 이용하여 같은 과정을 반복하였다. 각 치아에서 각 파일 크기별로 전자근관장(EL)을 측정한 후 실제 근관장(AL)에서 전자근관장을 감하여 차이값(∆L)을 계산하는 과정을 반복하였고, 파일 크기별로 차이값(∆L)의 평균을 계산하였다(n=20).
각 파일 크기에 따른 실제 근관장(AL)과 전자 근관장(EL)의 차이값(∆L)을 비교하기 위해 SPSS 프로그램 V17.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Kruskal-Wallis 분석을 시행하였다. 통계적 유의성 여부는 유의 수준 0.05를 기준으로 판정하였다.
실제 근관장(AL)과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하여 측정한 전자 근관장(EL)은 모든 파일 크기에서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실제 근관장에서 전자 근관장을 감한 차이값(∆L)들은 모두 양의 값을 보였다. 이는 전자 근관장 측정기가 “Apex” 표시를 나타낼 때 파일이 주근단공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실제 근관장보다 전자 근관장이 짧게 측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근관장과 전자 근관장의 차이값의 평균은 각각 #10 파일로 측정했을 때 1.43 mm, #20 파일은 0.90 mm, #30 파일은 0.68 mm, #40 파일은 0.73 mm, #50 파일은 0.45 mm, #60 파일은 0.29 mm, #70 파일은 0.27 mm, #80 파일은 0.18 mm로 나타났으며 차이값의 평균은 파일의 크기가 커질수록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Table 1). 파일 크기에 따른 차이값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10번과 20번 파일 사이와 40번과 50번 파일 사이에서 차이값이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
정확한 근관장을 설정하는 것은 기구를 과조작하거나 충전재가 치근단공 밖으로 넘어가지 않고 성공적으로 근관치료를 마무리하기 위해 필수적이다[7]. 근관장이 짧게 측정되어 감염된 조직이 남아있게 된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14]. 또한, 근관장이 실제 근관 길이보다 더 길게 설정된다면 치근단부를 넘어선 기구 과조작과 충전재료의 과연장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15]. 이 경우, 기구 과조작을 통해 잔사가 조직 내로 유입되고, 직접적인 기계, 화학적 자극이 가해져 flare-up과 술 후 통증을 일으킬 수 있고 치근단 조직이 치유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완전한 치유가 일어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16]. 특히,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의 경우 방사선적 치근단과 실제 치근단공의 위치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근관장을 방사선학적인 방법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6]. 따라서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에서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한 근관장 측정 시 좀 더 정확하게 근관장을 측정하기 위한 연구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정확도 평가를 위한 다른 in vitro 연구들에서는 생리식염수를 혼합한 알지네이트에 치아를 삽입하여 생체 외에서 전자 근관장 측정을 할 수 있게 실험 설계를 하였다[12,17]. 그러나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를 대상으로 알지네이트를 이용하여 동일한 설계로 예비 실험을 시행하였을 때, 큰 근단공을 통해 알지네이트가 역방향으로 근관 내부로 들어가게 되어 측정이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적용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Goldberg 등[6]이 제안한 바와 같이 생리식염수를 적신 거즈를 넣은 플라스틱 통에 백악법랑경계까지 치아를 넣어 치근단공이 거즈에 닿게 하여 전자 근관장을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하여 근관장을 측정할 때 “Apex” 표시가 나타나는 지점까지 파일을 진입시키고 그 길이에서 0.5 mm를 감하여 근관장으로 설정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열린 근단공에 대한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한 실험에서 계기판의 “Apex” 표시에 도달한 후 파일을 후진시켜 제조사에서 근첨협착부에 근접한 위치로 제안하는 “0.5” 표시에서 근관장을 설정하였다[12].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Apex” 표시를 나타내는 그 지점을 기준으로 근관장을 설정하였다. 그 이유는 열린 근단공에서 근첨협착부를 확실하게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 좀 더 측정이 명확한 치근단공을 기준으로 측정하기 위해서이다.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에서 작업장을 결정하는 기준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안되고 있다. Ingle [18]은 방사선학적 치근단에서 1–2 mm 짧게 설정하라고 제안하였고, Whitworth와 Nunn [19]은 방사선학적 치근단에서 2–3 mm 짧게 설정하라고 제안하였다. 반면에 Gilbert [20]는 방사선학적 치근단까지 작업장을 설정하라고 제안하였다.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에서 작업장 설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확립되지 않았으며, 작업장을 설정할 때 전자 근관장 측정기뿐만 아니라 방사선 사진과 임상적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전의 전자 근관장 측정기와는 다르게 3세대 전자 근관장 측정기는 근관 내부 용액이 달라져도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되었다[5,21]. 그러나 근관 내에 혈액이 있는 경우에는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측정값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보고되었으며[22], 근단공의 크기가 0.6 mm인 경우 전자 근관장 측정기로 측정한 길이와 실제 근관장의 차이는 유의적이지 않았으나, 근단공의 크기가 0.9 mm 이상이 되면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는 연구 또한 보고되었다[23]. 열린 근단공을 갖는 경우 혈액이나 조직액 등이 근관 내로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높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측정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는 혈액이나 조직액 등을 재현하지는 않았으나 향후 이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에서 근관장을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한 상태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근관세척제인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 NaOCl)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자칫 치근단 조직에 의원성 손상을 입힐 수 있기에 실제 임상에서는 주로 생리식염수를 사용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임상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근관 내 용액으로 생리식염수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치근단공의 크기를 1.14 mm로 형성하였고 모든 크기의 파일 군에서 전자 근관장이 실제 근관장보다 짧게 측정되었다. 또한, 파일의 크기가 커질수록 차이값의 평균이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결과는 치근단공의 크기가 0.6 mm, 0.7 mm, 0.8 mm일 때 근단공의 직경과 가까운 크기의 파일을 사용할수록 전자 근관장 측정기의 정확도가 높게 보고된 연구와 유사하였다[7].
본 연구에서는 파일 크기에 따른 실제 근관장과 전자근관장의 차이를 비교하였고, 40번 파일과 50번 파일 군에서 차이 값이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는 근단공의 직경을 0.37 mm, 0.62 mm, 1.02 mm로 설정했을 때, 0.37 mm와 0.62 mm 직경에서는 파일 크기가 측정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1.02 mm로 더 직경이 넓은 근단공에서 파일 크기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졌으며, 또한 45번 크기 이상으로 측정한 값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17].
본 연구에서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를 대칭적인 발산형 형태로 만들어 실험하였는데, 임상적으로 대칭적인 모양의 열린 근단공은 드물고, 치근 흡수 등으로 인해 불규칙한 형태가 많아 실제 임상적인 상황과는 다를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근관장 설정이 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경우 근관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촉감을 이용한 방법이 제안되었으며, 이는 K형 파일의 끝 1 mm를 90도 각도로 구부려서 치근단 쪽으로 진입시켜 치근단의 상아질 lip에 걸리는 위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24]. 다른 방법으로는 paper point로 근단부 습기나 출혈 여부를 관찰하여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제안되었고, 이 방법은 특히 근관충전을 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근관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제안되었다[25]. 일반적으로 전자 근관장 측정기만 사용했을 때보다 치근단 방사선 사진을 함께 사용하여 근관장을 설정했을 때 더 정확한 결과를 보인다[26].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의 경우, 전자 근관장 측정기로만 근관장을 설정할 경우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좀더 정확하게 근관장을 측정하게 위해서 위에서 제시한 촉감이나 paper point를 이용하거나 방사선 사진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열린 근단공을 갖는 치아에서 전자 근관장 측정기를 이용하여 근관장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파일의 크기가 영향을 미쳤다. 또한, 치근단공의 크기가 1.14 mm인 경우, 50번 크기 이상의 파일을 사용했을 때, 그보다 작은 크기의 파일을 사용하는 경우보다 전자 근관장 측정 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competing intere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