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은비대는 치은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증식하는 것을 말하며, 불량한 구강환경, 치주질환, 전신질환의 치료 약물 등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부 항고혈압제, 면역억제제, 항경련제에 의해서 치은비대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전신질환의 치료 약물로 인한 치은비대를 약물성 치은비대라고 칭하며, 임상양상만으로 어떤 약물에 의해 유도된 치은비대인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1]. 약물성 치은비대의 경우, 치은비대의 발현빈도가 낮은 약물로의 변경이 치료에 앞서 선행된다. 약물 교체 후 치주염 관리, 철저한 구강 관리를 통해 치은비대의 치료가 이뤄진다. 그럼에도 호전되지 않는 일부분의 경우에 대해서 수술적 처치가 이뤄진다. 약물성 치은비대에 대해서는 임상적인 연구가 주로 이루어져 왔지만, 발병 원인기전을 분자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근본적인 연구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심장질환 및 항고혈압제로 사용되는 칼슘통로 차단제와 치은비대의 발현 간의 상관관계와 약물성 치은비대의 발병 원인기전에 대해 알아본다.
약물성 치은비대와 고혈압은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다.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압이 올라간 상태를 의미한다. 원인 모를 두통, 현기증, 코피 등이 있거나, 뚜렷한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2,3].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고혈압이 95%이며, 원인을 알 수 있는 이차성고혈압이 5%이다.
이차성고혈압의 경우 혈관 손상, 중풍, 치매, 신기능 감소 등의 기저질환으로 인해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고혈압을 조절하게 된다. 반면 본태성고혈압의 경우, 이차성고혈압과 달리 항고혈압제를 복용함으로써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본태성고혈압의 치료 약물로는 α 차단제, β 차단제, 칼슘통로 차단제, 이뇨제, angiotensin 수용체 차단제, angiotensin 전환효소 억제제 등이 있다[4].
1) α 차단제, β 차단제
α 차단제, β 차단제는 혈관이 수축되어 혈압이 높아지는 상황을 방지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β 수용체에는 심박수와 심수축력을 상승시키는 β-1 수용체와 말초혈관,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β-2 수용체가 있다.
이에 따라 항고혈압제로 사용되는 약물에는 β-1 수용체, β-2 수용체를 모두 차단하는 비선택적 차단제와 심장에 관련된 β-1 수용체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선택적 차단제, 혈관확장을 위해 α-1 수용체, β 수용체를 모두 차단하는 혈관확장성 차단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 비선택적 β 차단제(β-1, β-2 수용체 차단)
초기 항고혈압제로, β-2 수용체를 차단하는 데에서 오는 기관지 수축으로 인한 호흡억제가 위험한 부작용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고혈압의 치료보다는 녹내장 치료, 부정맥 치료 등에 사용된다. 비선택적 β 차단제에는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나돌롤(nadolol) 등이 속한다.
(2) 선택적 β-1 차단제
β-1 수용체를 차단하는 심장 선택적 β 차단제이지만 고용량에서는 β-2 수용체가 차단되어 호흡억제가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선택적 β-1 차단제에는 아테놀롤(atenolol), 메토프롤롤(metoprolol), 비소프롤롤(bisoprolol) 등이 속한다.
(3) 혈관확장성 β 차단제(α-1, β-1, β-2 수용체 차단)
혈관수축에 관여하는 α-1 수용체도 함께 억제하기 때문에 효과가 더욱 좋지만 이 또한 비선택적 차단제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기관지 수축이 치명적인 천식, 폐질환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확장성 β 차단제에는 카르베딜롤(carvedilol), 아모설랄롤(amosulalol) 등이 속한다.
2) Angiotensin 수용체 차단제, angiotensin 전환효소 억제제, 이뇨제
항이뇨 작용을 통해 혈압을 증가시키는 angiotensin의 작용을 저해하는 angiotensin 수용체 차단제와 angiotensin 전환효소 억제제, 이뇨제가 항고혈압제로 사용된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을 증가시켜 체내 수분량을 감소시키므로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고칼륨혈증, 기립성저혈압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3) 칼슘통로 차단제
혈관평활근의 수축을 일으키는 칼슘의 유입을 억제하는 것으로, 혈관의 수축을 억제하여 혈관 확장과 심수축 억제를 일으킨다. 혈류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허혈성 심장질환과 본태성고혈압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심장선택성과 혈관확장성으로 나뉘며, 대표적으로 니페디핀(nifedipine)이 속하는 디하이드로피리딘 계열 약물, 베라파밀(verapamil)이 속하는 페닐알킬아민 계열 약물, 딜티아젬(diltiazem)이 속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이에 해당한다.
치태와 치석의 축적 및 전신적 요소 등에 의해 치은염이 진행되며, 나아가 부착소실이 일어나 치주인대와 골조직이 손상되고 치주낭이 형성될 경우 치주염이라 일컫는다. 치주질환은 연령과 밀접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40세 이상의 장년층의 경우 80%–90%에서 치주질환이 발생한다.
Tonetti 등[5]의 연구에 의하면, 치주염은 치주조직의 부착 소실을 초래하는 미생물 관련 염증이라는 것이 특징적이며, 궁극적으로 치주인대 섬유의 소실과 접합 상피의 근단 이동을 초래할 수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화가 유도된다. 또 다른 치주염의 중요한 특징인 변연 치조골 소실은 염증 매개체에 의한 부착 소실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러한 임상적인 특징들은 환자의 연령과 병변의 분포, 심각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치주염을 만성 치주염과 급진성 치주염, 전신 질환의 징후로서의 치주염, 괴사성 치주염, 치주 농양으로 분류한 1999년의 치주염 분류체계[6]는 각 범주 간에 중복되는 사항이 있어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2018년 새롭게 치주염을 분류한 체계가 확립되었다. 치주염의 형태는 괴사성 치주질환, 전신 질환의 징후로서의 치주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심각도와 관리의 복잡성을 기준으로, 초기 치주염인 Stage I, 중등도 치주염인 Stage II, 추가적인 치아 손실의 잠재력을 가지는 심각한 치주염인 Stage III, 치열 손실의 잠재력을 가지는 심각한 치주염인 Stage IV로 세분화된다. 또한, 급격한 진행의 징후와 위험성, 예상되는 치료 반응을 기준으로 느린 진행률의 Grade A, 중등도의 진행률을 나타내는 Grade B, 빠른 진행률의 Grade C로 세분화된다[7].
치주질환은 치은의 발적과 출혈을 동반하며, 치은염에서 치주염으로 진행되면 구취, 치아와 치은 사이의 농양 등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질환이 심화됨에 따라 치주낭이 깊어지면서 치주인대의 염증 및 치조골소실이 발생한다. 이러한 치주질환은 영양부족과 임신, 당뇨 등 전신적 요인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치주질환의 치료는 스케일링 및 치근면 활택술 등의 1단계 과정을 거친다. 1단계 과정으로도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치주판막술 등의 2단계 과정을 진행한다. 또한, 치주조직에 박테리아가 침범하는 것을 넘어서 치아의 신경관까지 손상을 가한 경우 치아를 살리기 위해 신경치료를 병행한다. 이후 수복 및 보철치료를 하고 정기적인 유지관리단계를 이어 나간다.
치은비대는 불량한 구강환경, 치주질환과 같은 국소적 요인이나 전신질환의 치료약물과 같은 전신적 요인에 의해 유도되는 치은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일컫는다. 치은비대는 염증성 치은비대, 섬유성 치은비대, 혼합형 치은비대, 조건성 치은비대, 종양성 치은비대로 분류된다[8]. 특히 전치부 순면 부위에서 치은비대가 확연하게 나타나며, 아직 명확한 분자생물학적 발현 기전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섬유성 치은비대에 속하는 약물성 치은비대는 낮은 연령층에서 더 자주 발현되며[9], 약물 투약 후 3개월 이내에 치은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1]. 전신질환이나 구강위생 상태에 따라 치은의 비대 양상이 변화할 수 있다. 약물성 치은비대는 칼슘통로 차단제, 항경련제, 면역억제제 등에 의해 유도될 수 있다. 약물에 따른 치은비대의 발생률은 연구마다 다양하지만 Angelopoulos와 Goaz [10]의 연구에 의하면, 항경련제로 사용되는 페니토인(phenytoin) 적용 환자의 약 50%에서 치은비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Somacarrera 등[11]의 연구에 의하면, 면역억제제로 사용되는 싸이클로스포린(cyclosporin)의 경우 적용 환자의 43%에서 치은비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Barclay 등[12]의 연구에 의하면, 칼슘통로 차단제 중 디하이드로피리딘 계열 약물에 속하는 니페디핀(nifedipine)의 경우 적용 환자의 20%로 치은비대의 발생률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어떤 약물에 의해 치은비대가 유도되었는지에 대해 임상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 따라서 전신적인 요인을 고려한 유발 원인인자에 대한 유기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칼슘통로 차단제에 의한 약물성 치은비대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발현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타나 있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병리적 기전이 주장되는 흐름이다.
2012년 Lee 등[13]의 연구에 의하면, 칼슘 유입의 억제를 통해 치은의 섬유모세포의 증식이 활성화되고, 섬유모세포가 약제에 대한 비정상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 콜라겐의 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IL-1β, IL-6등의 싸이토카인(cytokine)이 이에 부가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유전적인 요인, 결체조직성장인자(connective tissue growth factor)의 활성, 안드로겐의 활성화가 연관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섬유모세포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018년 Naruishi와 Nagata [14]의 연구에 의하면,
2022년 Luchian 등[16]의 연구에 따르면, MMP와 치주질환의 관계에 대해 보고하였다. 치주질환 관련균인
항고혈압제나 허혈성 심장질환의 치료를 위해 칼슘통로 차단제를 사용함으로써 유도된 약물성 치은비대의 경우, 치은비대의 발현빈도가 약 20%로 높은 니페디핀 등의 칼슘통로 차단제에서 기저질환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다른 종류의 항고혈압제로 변경하는 것이 임상에서 선호된다[18].
또한, 비대된 치은 조직은 대체로 약물 교체 뒤 몇 주 이내에 가라앉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물 교체 후 치주염 관리를 병행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시된다. 이후 스케일링과 치근면 활택술, 항균성 구강세정제를 통해 비수술적인 치료를 병행한다. 전치부 순면 부위에서는 치은비대가 확연히 나타나기 때문에, 약물 교체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 일부분에 치은절제술 같은 수술적 처치가 이뤄진다[19]. 또한 치아 발거 후에 치은의 증식 정도가 많이 감소하며[20], 여러 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화농성 누공 등으로 인해 일부 치아를 보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치아 발거 후 임플란트나 국소의치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현재 임상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법이다[21]. 디하이드로피리딘 계열의 칼슘통로 차단제로 유도된 약물성 치은비대의 발생률이 20%까지 나타나는 만큼, 혈압 상승의 위험이 적은 한, 치은비대의 위험성이 적은 항고혈압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더해서, 칼슘통로 차단제와 같이 치은비대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필수적으로 환자에게 적용해야 하는 경우, 약물의 부작용을 의료진이 충분히 환자에게 설명하고 치은비대가 발현되기 시작한 초기에 치과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가 시행되면 침습적인 수술적 치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치태의 축적으로 인해 약물성 치은비대가 심화될 수 있다. 나아가, 치태가 축적 및 석회화되어 치은연하에 치석이 쌓이거나 지속적인 구강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 치주염으로 이환되며 더욱 치은비대가 심화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치석제거술 및 치근면 활택술 등과 같은 구강 위생 관리를 정기적으로 더욱 철저히 시행해 줘야 한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약물성 치은비대는 주로 칼슘통로 차단제, 항경련제, 면역억제제의 3가지 약물에 의해 유도된다. 항경련제인 페니토인의 경우 치은비대의 발생률이 50% 이상으로 조사되는 등, 3가지 약물의 부작용으로써 치은비대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낮추며, 청결하고 건강한 구강위생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방해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분자생물학적 발생 기전이 드러난 연구가 미비하며, 임상적인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뤄져 왔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 원인기전에 대한 더욱 명확하고 폭넓은 연구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현재 약물성 치은비대를 일으키는 3가지 약물 중 어떤 약물에 의해서 치은비대가 일어난 것인지에 대한 임상적 구분이 불가능하다. 이는 3가지 약물 중 2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게서 약물성 치은비대가 나타났을 경우,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신장 이식 환자의 경우 면역억제제 복용과 함께 합병증으로 인한 항고혈압제 복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대체로 치은비대의 치료를 위해 칼슘통로 차단제에서 다른 항고혈압제로 변경하는 것이 치료에 앞서 선행되는데, 이때 환자의 치은비대가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일 경우에는 시기적으로 치료가 늦춰질 수 있다. 따라서 각 약물에 의해서 비대된 치은조직의 비교, 임상양상의 병리학적 비교 등을 통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007년 Chiang 등[22]의 연구에 따르면, cyclosporin A를 처리한 쥐의 치은에서 cyclooxygenase-2와 IL-1β mRNA가 낮게 발현되었으며 prostaglandin E2의 생산량이 낮게 나타났지만 IL-6 mRNA는 높게 발현되었음을 보고하였다. 반면 1992년 Modéer 등[23]의 연구에 의하면, 9개월의 페니토인 치료 이후, IL-1α, IL-1β, TNF-α가 치은 섬유모세포에서의 prostaglandin E2 향상을 유도하였다고 보고하였다. Prostaglandin E2의 발현 정도의 차이가 각 약물의 특성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러한 연구가 활성화되어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비교하여 각 약물로 유도된 치은비대의 특성들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해서, 치은비대를 치료하기 위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전신질환 치료 약물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 의사와 환자들은 상당한 부담을 가지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페니토인 적용 환자의 약 50%, 싸이클로스포린 적용 환자의 43%, 니페디핀 적용 환자의 20%에서 약물성 치은비대가 나타날 수 있다[10-12]. 이와 같이, 동일한 약물을 적용할지라도 환자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은비대 발생률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때,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요인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적절한 용량을 정하여 투여하는 약물유전학의 발전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24-26]. 약물유전학의 도입을 통해 고혈압, 신장이식 등의 전신질환 치료 시에 약물의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시키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을 활용하는 방안이 약물성 치은비대와 같은 부작용을 사전에 미리 최소화하기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This paper was supported by Wonkwang University in 2022.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competing interests.